등 굽은 소나무가 되리 / 奇德文 (淸谷 宇德)
정갈한 차림을 하고 자손들을 앞세우고
고향 선산(先山)에 모인다
오랜만에 만나서 인사를 하고
항렬을 따져 본다
아저씨 조카를 찾고는
악수하고 등두드리고 뜨거워한다
이 모습을 조상님이 물끄러미 보시고
뜨거운 눈물을 흘리신다
저들이 내 후손들이구나
저마다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안아본다
제수를 정성스레 진설하고
집례의 말씀대로 제례가 진행된다
축문을 읽을 때 모두들 엄숙해지고
추모의 념을 되새긴다
못난 자손은 부끄럽다고 눈물짓고
잘난 자손은 복을 더 달라고 비는구나
사신(辭神)하고 도란도란 모여서 음복하니
모든 것 조상님 덕일세
자손들은 화목하고 창대하리라
하늘이 더 푸르고
새들이 날아오르며 우지짓고 있다
발걸음이 가볍고 떳떳해진다
행복감에 빠진다
등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단다.
♡ 못난 자식이 고향에 남아서 부모님 모시고
효도한다를 왕송수산(枉松守山)이라 한다.
못난 자손이나 잘난 자손이나 모두 귀중한 자손들
이다. 이 가을에 조상님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복 받을
일이다.
청곡 기우덕(덕문~~곡성)